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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8-10-13 23:42
[마이더스] 대한민국 직장인 해부
 Name : 박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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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註)= 상사에게 치이고 후배에게 쫓기며 동분서주하는 직장인. 야근은 좀처럼 줄지 않는데 지갑은 날로 얄팍해진다. 가족 앞에서도 어깨에 각이 잡히지 않고 왜소해져가는 이들은 무엇을 위해 회사에 다니고 무슨 생각을 하며 하루를 살아갈까? 직장인에 대한 각종 설문조사를 토대로 이들의 속을 들여다본다.

◇성인남녀 70% ‘억지 음주’ 당한 적 있어

우리 사회의 음주문화에 ‘폭력성’이 내재돼 있음을 보여주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성인남녀 10명 중 7명꼴로 대학이나 직장에서 음주를 강요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취업 포털 인크루트가 ‘술 강권하는 사회, 여러분의 술자리는 어떻습니까’란 제목으로 1천119명(대학생·구직자·직장인)에게 설문한 결과다. 전체 응답자의 70.7%는 대학 시절 음주를 강요받은 적이 있었으며, 직장인(638명)의 경우 73.3%가 직장 생활 중 음주를 강요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끝까지 거절하지 못하고 ‘억지 음주’를 받아들인 이유는 윗사람의 강권(39.8%)이나 음주에 동참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서(30.4%)다. 소수 의견으로는 개인적인 스트레스를 잊기 위해(9.6%), 소속 집단의 특성상 잦은 음주(9.3%), 잘못된 음주 습관(8%) 등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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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자리에서 힘든 일을 겪을 때도 있어 음주 문화가 건전하지 않다는 사실 또한 입증됐다. 그중에서도 반감이 큰 것은 속도를 조절하지 않고 빨리 마시는 속주(速酎)(18.7%), 윗사람의 지루한 훈화(17.5%), 술주정과 그 뒤처리(12.5%), 큰 그릇에 가득 채워 마시는 ‘사발주’(11.5%), 여러 종류의 술을 섞어 빨리 취하는 ‘폭탄주’(11.2%), 성희롱이나 불쾌한 행동(8.6%) 등이다.

이중 남성은 술주정과 그 뒤처리를, 여성은 성희롱이나 불쾌한 행동을 가장 혐오하는 술자리 문화로 꼽았다.

응답자들은 폭력적인 음주 문화를 방지하기 위해 불미스런 사건이 생기면 즉각 조치할 수 있는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38.1%)고 답했다. 개인적인 노력 여하에 달렸다(35.9%)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음주는 이처럼 타인에게 끼치는 피해 외에도 질병이나 사고 유발 등 해악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담배보다 관대하게 여겨져 사회적으로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소기업 68.7% 인력 부족

취업난 속에서도 중소기업은 심한 구인난을 겪고 있으며 인력 운용의 어려움이 더 심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가 근로자 300명 미만의 국내 중소기업 214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68.7%가 “적시에 직원 채용을 못해 인력 부족을 겪는다”고 답했다. 이 응답률은 2008년 동일 조사 때(46.7%)보다 22% 포인트 늘었다.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직무 분야(복수응답)는 영업(22.4%), 생산(16.3%), 판매·서비스(15.6%), 재무·회계(13.6%), 마케팅(12.9%), 연구·개발(12.2%), IT정보통신(10.2%) 등이다.

중소기업은 구직자가 눈높이를 낮춰 지원한다고 알려졌지만 이들은 직원 채용 시 겪는 어려움으로 필요한 능력을 갖춘 지원자가 적다(36.9%)는 점을 첫손가락에 꼽았다. 이어 채용 후 조기에 퇴직해 빈번해진 채용 업무(21.5%), 적은 수의 지원자(15.9%) 등도 애로로 꼽혔다.

원활한 인력 운용을 위해 중소기업들은 직원 만족도를 높임으로써 ‘일하기 좋은 기업’의 이미지를 구축해야 한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대기업과의 연봉 격차 줄이기(26.6%), 이색적인 복지제도 강화(17.8%), 재무 안정성 향상(10.7%), 대외 홍보(9.8%) 등을 제시했다.

최근 정부는 청년 구직난과 중소기업 구인난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늘리는 중이다. 그러나 한 정부연구기관 관계자는 “정부가 대졸 인력을 억지로 중소기업과 연결하기보다 양질의 고졸 인력을 육성해 중소기업과 연계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주52시간 근무 도입… 직장인 20% “퇴근 후 알바”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직장인 403명을 대상으로 주52시간 관련 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43.4%가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퇴근 후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계획 1위는 아르바이트(70.9%)였으며, 이어 운동(16%), 학원 수강(4.6%), 가족과의 시간 갖기(2.9%), 동호회 활동(0.6%) 등으로 나타났다. 아르바이트를 계획한 직장인 중 41.1%는 실제로 이를 실천에 옮겼다고 밝혔다.

이들이 퇴근 후 알바를 하는 이유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줄어든 월급(47.4%) 때문이다. 그밖에 남는 시간 활용(38.9%), 사업 구상(2.9%) 등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계획하고 있다.

일례로 대리기사 업계에 따르면 주5일 근무제와 주52시간 근무제 시행 후 대리기사 유입이 늘었다. 전국대리기사협회 관계자는 “올해 7월 이후 월평균 10%씩 대리기사 유입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취업 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79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약 20%가 퇴근 후 알바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로는 기혼 남성(23.8%), 미혼 남성(21.6%), 미혼 여성(18.5%), 기혼 여성(12.2%) 순으로 많으며, 연령별로는 30대(20.1%), 40대 이상(18.5%), 20대(16.4%) 순으로 많다.

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알바는 매장관리·판매(35.6%), 대리운전(9.6%), 사무보조(6.8%), 학원 강의 및 과외(5.5%) 등이었고, 이를 통해 월평균 47만3천 원을 손에 넣었다.

강윤경 기자 bookwo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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